만화에서 종종 그려지는 장면인데,
예를 들어 '톰과 제리'에서
톰이 어떤 냄새에 이끌려 마치 몽유병 걸린 환자처럼
눈을 감은채 손을 뻗고 그 향기를 따라 이동하는 모습.
그렇게 나사가 풀려 움직이게 만드는 그 향기!
바로 군고구마다.
겨울에 스페인에 갔더니 곳곳마다 군고구마를 파는데,
진짜 그냥 못지나갈 정도로 나의 발길을 이끌었다.
일본에 가도,
편의점이나 돈키호테 곳곳마다 군고구마 향기가 가득한데,
해외에 와서까지 군고구마를 사먹어야 하나 싶다가도
결국 계산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가족들이 '넌 해외까지 와서 고구마를 먹냐'고 타박해도
꿋꿋하게 사먹는다.
사진 속 고구마는 마드리드에서 사먹은 건데,
숟가락을 꽂아주는 아이디어에 감탄했다.
매번 손에 검뎅이 묻혀가며 먹어야 했고,
물티슈 없으면 뒤처리가 곤란했는데
숟가락으로 먹으니 진짜 깔끔하고 좋은.
맛도 얼마나 달던지,
진짜 스페인에서 먹은 다른 음식들 생각보다
이 군고구마 생각이 더 난다.
스페인 곳곳에 군밤 파는 사람도 많았는데,
세비야에서 군밤이 먹음직스러워 호기심에 샀다가
어찌나 돌덩이처럼 뻣뻣하고 맛이 없던지..
스페인 광장 앞 공원에 앉아 죄다 새모이로 던져줬다.
작고 예쁜 새들이 내가 앉은 벤치에 둘러앉아
맛없는 군밤을 받아먹었는데,
그래도 껍질은 까줘야 할 것 같아
손톱이 아플 정도로 열심히 까줬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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