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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머물고 싶은 이 도시, 체코 카를로비 바리!

by 모모송이 2019. 12. 15.


 


 
복작거리던 프라하에 며칠 머물다가 문득,
당일치기로 다녀올 도시가 어디있을까 알아봤다. 
 
애초에 체스키 크롬로프의 1박을 계획했었고,
프라하가 생각하던 것보다 작아서 시간이 남았던 터였다. 
 
두군데를 다녀왔는데,
하나는 카를로비 바리, 또 다른 곳은 카를슈테인이었다. 
카를슈테인은 너무나도 소박한 고성 하나라 좀 실망..


그에 반해 카를로비 바리는, 

당장이라도 프라하에 있는 짐을 옮겨와서 며칠 머물고 싶을 만큼 좋았었다. 
 

프라하는 다른 유럽의 도시들과 달리 기차보다는 버스가 활성화 되어 있다. 

기차는 화장실도 있고 자리가 불편하면 객실에서 나와 잠시 서 있있거나 할 수 있는데 반해,
버스는 모르는 사람과 나란히 앉아서 몇 시간을 가야 하니,
기차보다는 확실히 불편한 점은 있다. 
 
스튜던트 에이전시 버스를 창가로 예약하고 자리에 앉았는데,
왕복 모두 외국 남성분이 내 옆자리였다. 
그런데 두분 다 아주 익숙한듯 최대한 복도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굉장히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었고, 

타인을 배려하는 모습이 몸에 베어 있는 것에 

감탄과 함께 문화 충격을 받았다. 

 
한 청년은 내내 노트북을 하고 있었는데, 키보드를 치다가 

실수로 내 옷깃만 살짝 스쳐도 소스라치며 '쏘리'를 외쳤다. 
해치지 않아요~라고 말해주고 싶었을 정도.




이때가 5월이었는데,
버스 창밖의 풍경이 너무너무 아름다웠다. 
유채꽃이 지천으로 만발했는데, 

어디에서도 본적이 없는 끝없이 이어지는 꽃밭을 보고 탄성을 질렀다. 
 
카를로비 바리에 도착해서는 약간 길을 해멨다. 

엉뚱한 동네 가서 '이 동네는 굉장히 한적하네' 하다가
문득, 온천수를 먹을 수 있다는 여행 정보들이 떠올랐다.

 
그래서 '아, 여기는 아니구나' 하고 다시 버스 터미널로 가서야, 

오른쪽이 아닌 왼쪽 방향으로 가야 관광지가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많은 관광객들이 컵을 구입해서 온천수를 마시는데, 기념품으로 살까 하다가

가뜩이나 짐이 넘치는 탓에 구경만 하고 그냥 산책하듯 길을 나섰다.  

 
개인적으로 프라하, 체스키 크롬로프보다 여기가 더 좋았다. 

사진을 많이 못찍어와서 아쉬운데,
약간 산에 둘러쌓여 있고 새소리가 아름답게 들리고 공기도 상쾌하다.  
길 가운데 청계천?양재천?을 떠올리는 듯한 냇가가 있어 더 운치있고 멋있다. 




아주 특별한 것은 없지만, 그냥 그 자체로 힐링되는 도시였다. 

오래 전 베토벤이 요양하러 머물렀다고 하고, 

실제로 유럽 사람들이 온천과 휴양을 하러 많이 오는 동네라고 한다. 

 
정말 일주일만 아무 생각없이 머물면서 산책하고 책도 읽고 하면
온갖 스트레스가 사라질 것 같은 느낌.
당일치기로 온 것이 너무 아쉬웠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며 다짐했다. 

나에게 정말 힘든 일이 생겨 생각의 정리가 필요해지면, 나는 카를로비 바리를 찾아오겠다고.

 


늦봄이었는데, 관광객이 많이 없어서 조용해서 좋기도 했다. 

국제영화제가 매년 열린다고 한다. 


아무데나 들어가서 식사를 했는데, 직원도 친절했고 풍경도 좋았다.  
그 모든 것이 마음에 들었던 카를로비 바리!
다시 한번 가고 싶은 내 마음의 휴양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