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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누가 물었다.."가장 여행가고 싶은 나라는 어디에요?"

by 모모송이 2018. 1. 11.




"선배! 가장 여행가고 싶은 나라는 어디에요?"


한 후배가 물었다.


무슨 설문 조사를 한다고 했다.


질문을 받자마자 신나게 여행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여행 얘기를 하면 왜 그렇게 신이 나는 걸까?


여행 얘기를 하는 동안, 이미 나는 공항버스를 타고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거나, 이미 비행기를 타고 낯선 나라에 내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여행의 시작을 하고 있다.


비록 몸은 한국에 있을지언정, 마음은 해외에 있는 기분이다.


"아일랜드"


후배의 질문에 답을 했다.


"아일랜드? 왜요?"


"가보지 않은 나라 중 가장 큰 환상을 가지고 있거든."


영화 '원스'의 배경이 된 나라, 그리고 아직 내가 가보지 못한 나라, 아일랜드.


'원스'를 너무 좋아해서 한 10번은 봤다. OST는 아직도 종종 듣는다.


"프랑스나 파리를 떠올리면 뭔가 아주 화려하고 세련된 여배우가 떠올라. 풀메이크업을 한 아름다운 배우지. 그런데 아일랜드 하면, 대학로 연극 무대에 오르는 무명배우가 생각 나. 연기력은 뛰어나지만 많은 이들이 알아주지 않는 그런 배우."


아직 가보지 않은 나라여서 더 기대가 큰 나라, 아일랜드.


"올드한 거리에는 기타 하나 멘 버스커들이 종종 서 있을 것 같아. '원스'처럼 타지에서 온 이민자들이 어색한 발음과 표정으로 꽃 같은 것들을 팔고 있을지도 모르지. 크게 볼 것은 없어도 그냥 무채색의 거리와 풍경이 나를 위로해줄 것 같은 느낌은 왜 일까?"


"..아!"


당시, 나는 꽤 우울했다.


세상 모든 것이 익숙했고, 더 이상의 새로운 것은 없었으며, 인간 관계 또한 놀라울 것이 없을 만큼 모든 것에 의연했다.


낮은 바쁘게 흘러갔고, 더이상 내일이 기대되지 않은 밤은 무료했다.  


우울할 때는 화려하고 멋진 것들보다는, 잔잔하고 소박한 것들이 더 위로가 되기 마련이다.


평소에 가장 좋아하는 여행지로 프랑스 파리를 꼽아 왔던 나는, 그때만큼은 프랑스가 아닌 아일랜드가 그리웠다. 가보지 못해서 더 기대할 수 있는 그런 곳. 


아일랜드를 여행하면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을거라는 기대도, 내가 겪어보지 않아 가능한 환상은 아닐까.


그러고보면, 가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는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분명해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