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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스위스 루체른 알파 호텔 2박 후기

by 모모송이 2017. 12. 29.




스위스에서 좋은 숙소를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가가 매우 높고, 그 중에서도 가장 피부로 와닿는 것이 숙박료다. 맥도날드 빅맥이 스위스에서는 1만 원을 넘는다던가, 생수 한 병이 3프랑이었다던가 하는 것은 사실 한국 돈 몇 천원 수준이라 좀 아끼면 된다는 생각이 드는데, 숙박비는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큰 금액이다.

 

나처럼 숙소의 퀄리티를 중시하면서도,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몸부림은 많은 여행객들이 겪는 스트레스다.


한 지인은 모든 여행의 숙소를 호스텔로 정하는데, 숙소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아깝단다.

그 돈으로 맛집을 가거나 공연을 보는 것이 훨씬 좋다는 것이다. 숙소 정할 때에 가장 스트레스 받지 않는 유형이다.


호스텔 중에서 위치와 가격을 고려해서 예약하면 끝. 대부분 2~3개 중에 선택하면 된다. 막상 가보니 시설이 별로이고 같은 방 사람들이 무례해도 그냥 어쩔 수 없으려니 하는 스타일.


또다른 지인은 여행이란 무릇 휴식이 중요하다면서 20만원을 호가하는 호텔을 예약하는 것이 일상이다. 브랜드 호텔을 선호하므로 이 역시도 선택에 있어 그리 큰 고민거리가 없다.


나는 딱 그 중간인데, 일단 도미토리를 싫어하니 호스텔이나 한인 민박은 일단 제외이고, 그나마 호텔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곳을 찾기 위해 몇날 며칠 클릭품을 팔아야 하는 운명이다. 투어리스트급 호텔은 너무나도 많고 위치와 가격, 평점이 천차만별이니 일일이 따져야 할 것이 엄청나게 많은 것이다.


예를 들면, 부킹닷컴 기준으로 평점은 8.2 이상을 설정을 하고, 가격은 10만원 이하로 하면 되지만, 중요한 위치가 남아 있다. 가격이 저렴하고 평점이 좋은 곳은 위치가 좋지 않은 법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고, 이유 없는 가격은 없다.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면 그래도 위치다. 너무 외지거나 시끄러운 곳이 아니라면 오케이다.





스위스 루체른에서는 2박을 했는데, 사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여행 카페나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도 나오는 게 몇 없었다. 물론 부킹닷컴 같은 곳에 들어가보면 1박에 몇 십만원을 호가하는 좋은 호텔들이 널리고 널리긴 했다.


내가 생각하는 호텔의 적정 금액은 7~10만원 사이. 물가가 저렴한 도시라면 40~50유로짜리 퀄리티 좋은 호텔도 많다. 반대로 루체른처럼 물가가 높은 도시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포기해야 하는 것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욕실 쉐어다. 즉, 호텔이긴 한데 욕실이 방 안에 없다. 복도에 있는 공동 욕실&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도 방은 독립적으로 쓸 수 있으니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루체른의 알파(Alpha) 호텔은 이미 한국인들에게 유명하다. 평균 1박에 8만원 정도인데, 루체른 물가 기준으로 봤을 때 꽤나 저렴한 금액이다.


중앙역에 내려 캐리어를 끌고 갈 때는 꽤 멀다고 여겨졌다. 한 10분, 15분쯤 걸린다. 버스를 탈 수도 있지만, 지리도 익힐 겸 천천히 걸어가보는 것도 좋다.


방은 깔끔했고 군더더기 없었다. 다만, 창문 맞은 편 건물이 너무 가까이 있어 훤히 보였다. 블라인드를 치자니 방 안이 너무 깜깜해졌고, 반 정도 내리고 있으니 그냥저냥 있을만 했다. 맞은 편 건물의 외국인과 눈이 몇번 마주쳤는데(정말 같은 방을 쓰는 수준의 가까움이었다) 매우 익숙한 일인지 못 본척하고 자기 할일을 하는 의연함을 보고 나도 덩달아 마주치는 것의 불편함을 덜 수 있었다.


방 안에 세면대가 있어서 매우 편리했고, 공동으로 사용한 욕실과 화장실은 매우 깨끗했다.


재방문 의사 있으며, 혼여족들이 이용하기에 적절한 숙소라는 생각이 든다. 조식은 미포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