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방'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하다.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얼레꼴레 만두'가 아닌 '만두방'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왜 만두방으로 불리는지는 모르겠지만, 과거에 간판이 '만두방'이었다는 말도 있고, 그냥 만두가 유명하니까 그렇게 불린다는 설도 있다.
동네 어르신들은 '여우네'라고 부르시기도 했단다. 주인 아주머니가 아주 귀여우시고 목소리에 애교가 넘치셨는데, 그래서 어른들이 그렇게 불렀던 것 같다. 요즘에는 주인 아주머니가 잘 안보이시고 자녀 분들이 운영하는 듯 하다.
'얼레꼴레 만두'는 가끔 가던 분식집이었는데, 인터넷 시대를 맞아 각종 블로그나 카페에서 맛집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이제는 인천 맛집으로 종종 이름이 오르내린다. 신포닭강정과 함께 인천의 맛집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집은 만두로 유명하다. 당면과 부추가 들어간 만두맛이 일품이다. 과거에는 일일이 손으로 만들었는데, 그때의 만두맛은 지금 따라가지 못한다. 만두 만드는 기계가 한쪽에서 열심히 만두를 찍는다. 손님이 많아짐에 따라 일일이 만두를 빚는 일이 불가능해졌을 것이다. 과거에는 한쪽에서 포크를 들고 만두를 빚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여기에서는 떡볶이와 만두를 섞어 파는 메뉴가 있는데, 따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그릇에 한꺼번에 담겨 나온다. 이것이 사실상 메인 메뉴다. 메뉴판에는 '떡만이'라고 돼 있다.
<왼쪽처럼 국물떡볶이에 만두를 담근 후, 숟가락으로 떡볶이를 반으로 자르고 만두를 터트린 후 떠 먹는다>
국물 떡볶이에 만두를 퐁당 빠트려서 먹는 것인데, 정말 맛있다. 중요한 포인트는 만두를 터트려서 숟가락으로 떠서 먹는 것. 애써 빚은 만두를 왜 터트려서 먹는지 이해가 안가겠지만 먹어보면 안다.
오랜 단골만 아는 이야기인데, 오래전에는 떡볶이와 만두의 양을 선호도에 따라 조절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로 좋은 아이디어이다. 어린아이들이 얼마나 구수했겠는가.
아주 오래전에는 떡볶이가 500원이었는데, '300·200' '400·100' 이런 식으로 주문을 했다. 이 말이 무슨 뜻이냐면 앞에 숫자는 떡볶이를, 뒤의 숫자는 만두를 의미한다. 즉, 300·200은 떡볶이 300원어치, 만두 200원어치라는 말이다. 만두는 당시 하나에 100원이었다. 아는 사람만 아는 줄임말이었던 셈이다. "300·200 두 개요!"하면 됐다.
떡볶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400·100'을 선호했을 것이고, 만두를 더 좋아하는 사람은 '100·400'을 선호했을 것이다. 나는 주로 '200·300'을 먹었다.
<메뉴판. 대부분 3000원이다>
지금이야 법원이 들어서 있어서 꽤나 발전했지만, 과거 학익동은 그리 먹거리가 풍부하지 않았다. 지금은 없는 것이 없는 동네가 되었다. 온갖 밥집과 카페들이 즐비하다.
과거에는 그나마 학익시장에 가야 먹거리가 있었다. 학익시장은 대형 화재가 난 이후 재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대형 마트에 밀려 갈수록 사람들이 발길이 끊겼다. 지금은 몇몇 가게들만 운영되며 흔적만 남아 있는 정도다. 신포시장과 신기시장이 아직도 활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얼레꼴레 만두'는 원래 학익시장의 맨 끝에 있던 분식집이었다. 현재는 자리를 옮겨 도로변 가까이로 나와 있다.
주말에는 사람이 많고, 평일 저녁에도 꽤 자리가 차 있다. 이 동네가 주차하기가 참으로 애매한데, 가게 앞과 시장 안쪽으로 몇 대 정도는 댈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주말에는 차들이 거의 꽉 차 있다.
영업시간은 평일 오전 11시~오후 9시까지며, 일요일은 쉰다. 너무 늦게 가면 재료 소진에 따라 헛걸음 할수 있으니 여유롭게 가는 것이 좋다. 저번에 오랜만에 갔을 때, 만두가 다 떨어져서 떡볶이만 사온 일이 있다. 그때가 7시 정도였다. 직원 분이 "저녁 6시 이후에는 장담을 못한다"고 했다. 즉, 6시 이후에 오면 만두를 못 살 수도 있다.
파를 듬뿍 얹은 순대도 맛있다. 간이나 허파 등 내장을 많이 주는 편이니, 순대만 드시는 분들은 따로 말해야 한다. '내장 드시냐'고 묻지 않으신다.
만두는 흉내내기가 어려운데, 떡볶이는 얼추 비슷하게 만들어보기도 한다. 고추장+설탕+조미료를 기본으로 하는데, 핵심은 대파를 아주 많이 넣어야 한다. 지금은 학익동 갈 일이 많지 않아, 만두를 여러개 사와서 냉동실에 얼려뒀다가 그때그때 해동시켜 먹는데, 떡볶이를 얼렸더니 좀 별루여서 직접 만들어서 만두를 퐁당 빠트려서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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